공유경제의 발전과 노동법 및 사회보장법의 과제


 박지순

박지순 

.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변화

 

디지털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일상생활 뿐 아니라 산업구조 및 노무제공방식에도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비율이 증가할수록 작업장이라는 공간과 업무시간이라는 시간적 경계가 해체되어 근로자들이 더욱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가 하면, 직장과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장시간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과로의 위험에 빠지거나 일과 생활의 조화(work-life-balance)가 무너지는 사례도 증가할 수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과 지능화된 로봇들이 근로자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미 부분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노동방식의 변화는 기업이 근로관계(고용)를 통해 생산을 내부화 하는 대신 프리랜서 계약, 도급계약을 통한 아웃소싱, 1인 자영업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거래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은 생산자와 고객을 직접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에 외부에서 필요한 자원을 얻고자 하는 수요를 충족시켜 새로운 노무제공방식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에 따라 노동을 통한 가치창출도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여 조직되는 경향이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플랫폼화’Plattformisierung)는 간단하면서 숙련된 산업노동(crowdwork) 뿐만 아니라 가사서비스나 운송배달 등 개인의 수요와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까지 이르고 있다. 플랫폼은 노동과 노동력을 단순히 중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 자체의 내용을 정의하고 이용자와 제공자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도 하며, 직접 지휘명령방식은 아니지만 만족도 조사 등 다양한 평가방법 및 피드백 메커니즘을 통해 간접적으로 노동력에 관한 통제를 행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서비스)제공을 수행하는 방식을 플랫폼노동으로, 그 서비스(노무)의 제공을 담당하는 종사자를 플랫폼노동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플랫폼을 매개로 이뤄지는 취업실태가 일반 근로자의 노무제공과 어느 정도 유사성을 가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