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세계경제와 통상환경의 변화


정철


<서론>


2020년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각국의 대규모 봉쇄(Great Lockdown) 또는 파이낸셜타임즈의 마틴 울프 수석경제논설위원의 단어로 표현하면 대폐쇄(Great Shutdown)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의 여파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확진자의 격리로 인한 노동력 공급 감소,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소비 및 투자 위축,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생산 차질과 도미노 효과, 인적 이동, 특히 국경간 이동의 제한으로 인한 공급 및 수요 감소 등이 전반적인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내외 경제전망 기관들은 금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이고 내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발표된 전망치를 살펴보면 IMF(10월 기준)의 경우 올해 세계경제는 4.4% 성장률 감소를 겪지만 2021년에는 5.2% 성장을 예상하고 OECD가 12월에 내놓은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은 2020년에 마이너스 4.2%이고 2021년에는 4.2%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11월 기준)의 세계경제 전망은 올해 마이너스 5.1%이고 내년에 5.0%를 예상한다. 이들 전망치에는 수개월 전에 비해 일부 상향 조정된 경우와 하향 조정된 경우가 혼재한다. 일부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금년도 중반에 나타난 경기회복세를 감안하기도 하고 또 일부에서는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반영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 대응의 성과 여부와 불확실성의 지속 또는 해소 등의 요인을 감안할 때 2020년의 마이너스 성장을 거쳐 2021년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류를 이룬다고 하겠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따른 보건위험이라는 변수에 더해 최근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는 세계경제와 국제통상 환경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주도하에 기존의 국제규범과 질서가 무시되고 파격적인 대외정책이 난무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확대되는 시기였다. 그로 인해 세계무역기구(WTO)의 위기와 다자무역체제(Multilateral Trading Sysem: MTS)의 붕괴가 세계경제와 국제통상의 현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원칙과 질서, 그리고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의 당선은 세계경제 질서와 다자무역체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이유를 제공한다. 다만 미국 내 정책 우선순위와 정치적 요인, 미중 패권경쟁, 디지털 기술 발전 등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이러한 기대가 항상 장밋빛으로만 귀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본고는 세계경제와 국제통상의 현주소와 미국 대선 이후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여 향후 국제통상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한국의 정책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